최종기 앨리스는 킬러 리뷰 (킬러 서사, 청춘 멜로, 생존 의지)
왓챠 오리지널 드라마 <최종기 앨리스는 킬러>는 학원물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안에는 킬러 서사와 청춘 멜로드라마가 독특하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이병원 감독이 총 감독으로 참여하며 '핏빛 로맨스'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이 작품은 한겨울과 서여름이라는 두 인물이 폭력적 세계 속에서 사랑과 생존 의지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극한 직업으로 유명한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긴 이 드라마는 단순한 학원 로맨스를 넘어서는 깊이를 보여줍니다.
## 킬러 서사와 트라우마의 은유
한겨울은 컴퍼니라는 조직에서 킬러로 훈련받았으나 단 한 번도 살인을 저지르지 않고 도망친 인물입니다. 그녀의 정체는 앨리스이며, 스파이시라는 수장에게 쫓기는 신세입니다. 겨울이 겪는 기억 상실은 단순한 서사적 장치가 아니라 트라우마의 은유로 기능합니다. "나는 사람을 죽인다"는 그녀의 독백과 "아무도 죽이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고백 사이의 간극은 폭력을 강요받은 과거와 인간성을 지키려는 현재 사이의 갈등을 보여줍니다.
서여름은 "고통이 고통을 없앤다"며 스스로 매를 맞으러 다니는 자기 파괴적 인물입니다. 그는 비폭력으로 학교를 평정했지만, 그 방식은 극단적인 수동성과 자해적 폭력에 기반합니다. "맞는 게 취미이자 특기"라는 설정은 충격적이지만, 이는 죽고 싶다는 욕망을 억제하기 위한 그만의 생존 방식입니다. 나무 형사가 "여자 친구를 만들어. 그럼 막 보고 싶고 살고 싶어질 걸"이라고 조언하는 장면은 사랑이 생존 의지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주제를 암시합니다.
두 인물 모두 정상적인 성장 서사에서 이탈해 있습니다. 겨울은 킬러로 훈련받으며 감정을 억압당했고, 여름은 고통을 통해서만 삶을 감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컴퍼니의 킬러 양성 시스템은 "살아남기 위해 우린 경쟁했고 이겨야 했다"는 대사로 요약되는데, 이는 생존을 위해 인간성을 포기해야 하는 극한 상황의 메타포입니다. 겨울이 스파이시에게 "쏘고 죽이지 못하면 죽어야 하는 운명"에 놓였을 때, 그녀는 "못 쏜 게 아니라 안 쏜 거"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의지를 지켜냅니다. 이는 강요된 폭력에 대한 저항이자 인간성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미스터 반은 겨울을 자신의 죽은 딸 대신 키운 인물로, "너 하나 살리겠다고 그들이 왜 위험을 감수하겠어?"라는 질문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보호합니다. 그는 "복수 진짜로 하고 싶은 거냐?"고 묻지만, 동시에 "졸업하면 그냥 다 잊고 사는 거 어떠냐?"며 평범한 삶을 권유합니다. 이는 복수와 평범한 삶 사이에서 갈등하는 겨울의 내면을 반영하며,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하는 구세대의 운명을 예고합니다.
## 청춘 멜로와 평범한 삶의 욕망
총격, 납치, 고문 같은 극단적 폭력 상황 속에서도 겨울과 여름은 도서관, 바다, 대학 생활을 상상하며 평범한 삶을 욕망합니다. 트렁크에 갇혀 있을 때조차 "어제 우리 도서관 그다음 얘기"를 나누는 장면은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살고 싶다는 의지의 회복 과정입니다. 여름이 "나는 정교 1등의 학생 회장. 지성과 미모, 재력 모든 걸 갖췄지"라며 상상 속 자신을 묘사할 때, 이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정상성에 대한 갈망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이런 상황이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평범하게 만났으면"이라는 겨울의 질문은 이 드라마의 핵심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킬러와 자해 소년이라는 극단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바다에 놀러가고, 시험 때문에 걱정하는 평범한 학생의 삶입니다. "너무 놀러다녀서 둘 다 개망했어"라는 상상 속 결말은 비극적 현실과 대비되며 더욱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여름이 겨울에게 "너 때문에 처음으로 살고 싶어졌어. 아까 교무실에서도 엄청 살고 싶었고 너도 살리고 싶었다고"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사랑이 어떻게 생존 의지로 전환되는지 보여줍니다. 나무 아저씨의 예언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자 여름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멈추게 됩니다. "널 좋아하는 내가 잘됐네. 그러니까 살아"라는 대사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생존의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장미를 비롯한 학교 일진들과의 갈등, 옥상에서의 대결, 모텔에서의 도피 같은 에피소드들은 전형적인 학원물의 문법을 따르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너 몸매 좋잖아. 비싸게 팔릴 걸"이라는 협박, "친구들은 모텔로 불러서 성시켰던 놈들이야. 죽였어야 했는데"라는 겨울의 경고는 이들이 직면한 위협이 단순한 학교 폭력이 아님을 드러냅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편의점 갈 건데 뭐 좀 사다줄까?"라는 일상적 대화를 나누며 평범함을 유지하려 애씁니다.
## 생존 의지와 사랑의 선택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밀도가 높아지며 폭력의 강도도 증폭됩니다. 스파이시는 "쟤 건들지 마 살려도"라며 여름을 인질로 활용하고, "고통을 못 느낀다고 다시 느끼게 해줄게. 조각조각 찢어줄게"라며 미스터 반을 고문합니다. 이 과정에서 여름은 "더 세게 더 세게 못 하냐?"며 극한의 고통을 견뎌내는데, 이는 더 이상 죽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을 위해 살아남으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나무 형사와 미스터 반이라는 어른 캐릭터는 모두 보호자이자 희생자로 기능합니다. 나무는 여름의 엄마를 사랑했지만 결혼하지 못한 후회를 안고 살며, "얘를 키우자"고 결심합니다. 그는 "제가 한 번 데려오고"라며 여름을 지키려다 목숨을 잃습니다. 미스터 반은 "너 하나 살리겠다고"라는 말처럼 겨울을 위해 모든 것을 건 끝에 스파이시에게 죽임을 당합니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겨울의 독백은 역설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죽는 어른들의 운명을 가리킵니다.
겨울이 미스터 반을 향해 총을 겨누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정점입니다. "쏠 수 있잖아"라는 스파이시의 도발에 겨울은 결국 방아쇠를 당기지만, 이는 스파이시를 죽이기 위한 선택입니다. "나도 데리고 가. 죽을 건데? 아니, 죽일 건데. 전부 다"라는 대사는 겨울이 더 이상 도망치는 존재가 아니라 싸우는 존재로 변모했음을 보여줍니다. 여름 역시 "내가 죽여 줄게"라고 약속하며 그녀 곁을 지킵니다.
최종적으로 겨울과 여름만이 살아남습니다. "반아저씨도 죽었고 나무아저씨도 죽었고 진짜 혼자네. 우리 둘밖에 안 남았어"라는 대사는 비극적이지만, 동시에 이들이 선택한 생존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너는 왜 겨울이야? 차갑고 냉정하게 살라고. 너는 왜 여름이야? 뜨겁게 살려고"라는 대화는 두 인물의 정체성이 서로를 보완하며 완성됨을 암시합니다. "어디로 가지? 몰라. 도망가자"는 열린 결말은 이들이 여전히 추적당하지만 함께라면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남깁니다.
이 작품은 "사랑은 사람을 살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이며, 폭력적 세계 속에서도 생의 의지를 발견하려는 청춘의 몸부림을 강렬하게 그려냅니다. 후반부의 과도한 사건 밀도로 감정의 여운이 다소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킬러 서사와 청춘 멜로를 결합한 독특한 시도와 생존 의지의 회복이라는 주제 의식은 충분히 인상적입니다. 사용자의 비평처럼, 이는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트라우마의 극복과 인간성 회복의 과정을 그린 성장 서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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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cvEPS9LKRxA


